2010년 3월 21일 일요일

집에서 간단하게 즐긴 이탈리아(?) 스타일의 코스요리



3월 중순 경, White Day를 잘 넘기기 위한 의도로 궈니엄마에게 아래의 메뉴를 기준으로 내가 직접 만든 코스요리를 멋지게 즐길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선언 했다. 코스는 메인 디쉬 격인 요리가 좀 이상하긴 하지만, 요즘 꽂혀있는 이탈리안 스타일로 꾸며봤다.

- 안티파스토 : 프로슈토를 곁들인 카프레제 셀러드
- 쥬파 : 냉장고에서 방금 꺼낸 신선한... -_-;;; 즉석 양송이 숲
- 프리모피아토 : 지중해풍의 어린이 파스타, 닭가슴살을 곁들인 시금치 페스토 푸쉴리
- 세콘도피아토 : 간장양념 닭날개 구이
- 돌체 : 물 한잔 -_-;;;

암튼 모든 요리 메뉴들이 일단 책에 나온 레서피 상에서는 간단히 만들만 해 보였고, 맛있어 보였기 때문에 이런 코스요리를 와인과 함께 즐기면서, 멋진 화이트데이 기념 저녁 식사를 하자는 것이 내 계획이었다.

하지만, 잔치상차림 등 정식의 식사를 차려본 적이 한번도 없는 내가 마누라님을 모시고 코스요리를 대접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걸 여실히 깨달은 저녁이었다. 실험정신으로 가득찬 요리들을 맛있게, 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게 도대체 맛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며 즐겁게 먹긴 했지만, 힘들었다.

힘들었던 전반적인 상황을 궂이 설명을 해 본다면......

한명이 완전히 희생을 하거나, 아주 숙달된 실력을 갖추고 있거나 둘 중에 어떤 것도 아닌 상황하에서, 요리를 맡아 접대를 시작한 나는 시간이 갈수록 허리는 아파오고, 첫번째 코스는 다 먹었는데 두번째 코스를 위한 파스타 면은 아직 냄비에서 익어가고 있고, 오며가며 밥 먹어가며 요리하며, 와인도 한잔씩 곁들이다 보니 정신은 갈수록 혼미해 지고...... ㅋ 이처럼 아마츄어 요리사의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 계속되었다고나 할까...

그래도 뭐...... 재밌는 저녁 한때였다. 이상한 맛의 요리들을 맛있게 먹는다고 마누라님과 아드님만 고생하셨지......

담부터는 1~2가지 요리에 집중해서 여유로운 저녁을 즐겨야겠다는 맘을 가지게 되었다.



아래는 그날 저녁 날리치며 먹었던 주요 요리들 사진 되시겠다.

안티파스토...... 전채요리 격인 프로슈토를 곁들인 카프레제 셀러드


프리모피아토...... 첫번째 메인 디쉬..... 파스타류 두가지를 만들어 봤다.

닭가슴살을 곁들인 시금치 페스토 푸쉴리


그리고, 지중해풍의 어린이 파스타......(파스타 면이 알파벳 모양이라서 그냥 어린이 파스타다.)


세콘도피아토...... 두번째 메인디쉬... 지극히 한국적인 요리가 뜬금없이 나타난다. 그래도 앞선 요리들은 개인적인 실험정신이 중요했지만, 한가지 요리 정도는 궈니엄마 입맛에 맞아야 한다는 마음에......

간장양념 닭날개 구이...


약간 이탈리아 스러운 요리의 레서피는 예전 포스팅에서 한번 말한 적이 있는 '최승주와 박찬일의 이탈리아 요리'라는 책을 주로 참조해 본 것들이고, 간장양념 닭날개 구이는 그냥 개인적인 경험과 감과 여러 블로거들의 포스팅을 참조한 초 간단 내 방식의 레서피에 따라 만들어 본 것이다.

이런 블로깅을 하면서 유명한 요리 블로거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요리 만드는 것도 번거로운데(물론 재미는 있다) 언제 그 멋지고 아름다운 '과정샷'들을 찍어서 남기는 것인지...... 또 어떻게 그걸 하나하나 블로깅할 수 있는 것인지......

난 참 게으른 요리 블로거다.



2010년 3월 7일 일요일

Crazy for cooking. 요리에 미치다.


지난달 무렵인가?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서로 취미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은 적이 있다. 두명은 플스로 즐기는 게임이야기에 정신이 없고, 한명은 내 취미가 뭘까...... 라며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때 난 요리? 책읽기? 블로깅? 등등을 이야기 했던 것 같다. 결론은 이런 것들을 하다보면 심심한줄 모르고 시간을 보내고 재밌기도 하다. 그러니까 이게 취미가 아닌가? 였다.

제목은 사실 좀 과장해서 적어본 것이고, 평소보다 조금 더 꽂혀있는 정도라고 하면 될 것 같다.

1. 드라마 '파스타'

가끔 궈니엄마한테 난 이탈리안 푸드가 제일 좋아......라고 말하곤 한다. 피자, 스파게티 등등. 뭐, 그게 정통이든 아니든, 정말 좋아한다. 그러던 와중에 흥미가 생길 만한 드라마 광고를 봤다.

'파스타'

배우들도 좋고, 뭐랄까, 요리드라마 라는 자체도 참 좋고, 그 요리가 파스타 라는 것도 참 좋았다. 그리고 열심히 보고 있다.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들, 스토리 전개, 배우들의 연기 뭐 하나 나무랄 데가 없는 드라마다. 간만에 정말 몰입해서 보는 드라마랄까......

드라마에 나오던 알리오 올리오도 직접 만들어 먹어보고......(예전 포스팅에 사진없이 레서피만 올린 적이 있다. 화이트 와인을 부었다고 나와있는데, 그걸 아래 박찬일 셰프의 레서피대로 면 삶은 물로 대체해서 만들어본 알리오올리오의 사진)


2. 박찬일 셰프의 책들

이처럼 파스타 라는 드라마에 꽂혀 있고, 이탈리안 푸드를 좋아한다고 자칭하며, 책읽기를 좋아하고, 더군다나, 요리에 취미가 있는 한 아저씨로서 어떻게 파스타 라는 드라마를 보고 이탈리안 푸드에 관련 된 책을 사 보지 않을 수가 있을까?

고르고 고른 책들 중에 하나가 '박찬일'이라는 유명 셰프가 쓴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라는 책이다. 처음 이탈리아로 요리를 배우러 가서 돌아올 때 까지 경험한 많은 이야기들, 이탈리아의 요리에 대한 이야기들, 주방에 대한 이야기들을 맛깔라는 문채로 풀어놓은 책이다. 그리고 부록으로 딸려 온 DVD한장. 10가지 쉬운 이탈리아 요리가 소개되어 있다. 두개는 따라해 봤다. ^^;;;

요리사로 살지는 못하더라도, 취미로 요리를 한다는 자체는 참 즐거운 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더 커지면서, 박찬일 셰프의 책을 두권, 궈니엄마 몰래 질러버렸고, 읽었다. '보통날의 파스타' 그리고 '최승주와 박찬일의 이탈리아 요리'라고......


재밌게 읽었고, 궈니엄마와 궈니에게 어설프게 만든 이탈리아 요리의 시식을 강요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정통 파스타는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과 많이 다르다고 한다. 이탈리아 스타일의 까르보나라를 만들어 본 것. 궈니엄마는 먹고나서 짜고 뻑뻑하다고 한다. 성공이다. ㅋ 원래 그렇단다......



3. 줄리앤줄리아

그리고 역시나 요리영화라는 이유로 많은 관심을 가진 영화 줄리앤줄리아를 주말에 봤다. 시간의 거리를 뛰어넘은 위대한 요리사 한명과 발랄한 요리 블로거 한명, 두명의 이야기가 재밌게 펼쳐지는 한편의 영화. 우연히 요리라는 걸 접하고 그 속에서 자기 삶의 의미를 찾은 사람들. 뭐, 내가 그러겠다는 건 아니다. 난 회사다니면서 월급받고 먹고 살아야할 책임이 있는 어엿한 가장이다. 철이 없긴 하지만......


Crazy for Food.

내가 뭐 요리사가 될 것도 아니고, 손맛이 끝내주는, 엄청난 요리 실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절대 미각을 가진 것도 아니다. 내가 만든 요리를 궈니엄마와 궈니가 언제나 맛있게 먹는 것도 아니다. 나 혼자 맛있다고 우기며 먹을 떄도 있다.

그런데, ㅋㅋ 재밌는 건, 간만에 내가 정말 재밌다고 느끼는 걸 찾았다는 거다. 쉽지 않은 기회에 우연히 발견한 것인 만큼 잘 살려야 겠지.

지난주엔 궈니엄마의 해외 출장으로 집이 참 썰렁했던 한 주였다. 난 회사일로 매일 야근하면서 피곤함과 짜증에 푹 절어 있었고....... 그러면서, 웃겼던건, 점심시간에 위의 책 두권을 인터넷으로 주문해 놓고, 얼른 퇴근해서 그 책을 봐야지...... 라며 두근거리고 있었고, 주말에 궈니엄마 출장에서 돌아오면 뭘 같이 해 먹을까 라고 생각하며 두근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요리가 취미라고 하니까 어머니는 별로 좋아하시진 않더군......